절기로 풀어보는 우리의 사계절 이야기-여름편(Feat: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안녕하세요.

사주명리의 첫걸음, 초코서당
에디터 이정철입니다. 

오늘은 ‘절기로 풀어보는 우리의 사계절 이야기’ 여름편에 대한 글입니다.

봄이 해당되는 절기 6개가가 지지 중 인묘진과 관련되어 있다면,

[봄의 절기와 연관된 지지들]

이번에 다룰 여름에 해당되는 절기 6개는 사오미에 해당됩니다.

[여름 절기와 연관된 지지들]

봄은 성장하는 기운이라면, 여름은 확장하는 기운이죠.

그럼 여름 계절의 절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의 절기에 대하여

입하(立夏)

입하(立夏)는 24절기의 일곱 번째이자 여름의 시작(立)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양력 5월 4일경으로, 곡우와 소만사이에 해당되는 시기입니다.

태양 황경은 45°에 위치하며, 음력으로는 寅(1월), 卯(2월), 辰(3월), 巳(4월)이니 절기상 4월에 해당됩니다.

이전 글에서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을 사입(四立)이라고 한다 말씀드렸는데, 기억나실까요?

입(立)절기는 계절의 시작을 뜻하기에 아직은 전 계절의 기운이 남아있습니다. 입하의 태양은 이미 여름의 위치에 와 있지만, 복사열이 지구를 데우기까지는 약 45일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입하는 보리가 익을 무렵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자로 보리맥(麥)자 들어가는 맥추(麥秋), 맹량(麥凉)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서두에 여름의 시작이라 말씀드렸는데요. 초여름을 뜻하는 초하(初夏), 맹하(孟夏)의 한자 중 맹(孟)자는 맏이, 첫째를 뜻합니다. 

즉, 여름의 첫째라는 뜻이지요.

입하가 되면 청개구리가 우렁차게 울며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지렁이도 땅 위로 기어나옵니다. 경칩 무렵의 개구리와 달리, 이때는 양기가 왕성해져 개구리가 목청을 다해 암컷을 유혹하여 번식하려 합니다. 

입하 중 비가 온 날에는 지렁이가 땅속에서 나옵니다. 음기가 강한 지렁이가 빛을 싫어해 늘 땅속에 숨어 있는데, 양기가 충만하게 더해지니 지상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못자리에는 벼가 싹을 트는데, 보리 이삭 추수를 앞두고 농사일로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입하에는 쌀가루와 쑥을 버무려 쪄낸 떡인 쑥벼무리를 절식으로 먹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다양한 음식을 마련해 나누어 먹기도 했습니다.

입하는 명리학적으로 사월(巳月)의 시작이기에, 사화(巳火)의 특징이 두드려지게 나타납니다. 봄에는 목(木)의 기운 대로 나무의 줄기가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곧게 뻗어나갑니다. 사월에 접어들면 나무는 화(火)의 기운을 따라 양기(陽氣)를 발산하듯 풍성한 잎을 사방으로 펼쳐내며 볼륨을 키워 갑니다. 녹음이 짙어지고 팽창해 커진다는 것은 곧 강한 햇빛을 가려주는 그늘이 형성된다는 것이죠. 즉, 강한 양기 안에서 새롭게 음기가 싹트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사화(巳火)는 지장간(支藏干)을 살펴보면 무토(戊土), 경금(庚金), 병화(丙火)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 한 가운데, 떡하니 큰 바위가 딱 자리잡고 있는 형세입니다. 초여름부터, 가을을 뜻하는 경금이 지장간 중기에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정기 병화의 기운을 어느 정도 설기하는 양상이기도 합니다.

사화는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를 뜻하는데, 본격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입니다. 시작에는 힘이 넘치는 법이죠. 그래서 활력 넘치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오르면서 입하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화(巳火)는 물상적으로 뱀을 뜻하는데요. 사화는 육양지처(六陽之處)라 하여 지지에서 양기가 강한 글자로 여깁니다. 나아가 사화는 생지(生支)로 역마를 겸하고 있기에 활동성이 강하고 열정적이며, 순간의 힘, 역동성(추진력)이 좋다고 해석하죠. 성격상 붙임성이나 사교성이 좋으며, 자기 자신을 표출하는데 어색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기운과 가장 어울리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세일즈맨입니다.

중천건

사화(巳火)는 주역괘로는 양효가 6개로 이루어진 중천건(中天乾)괘에 해당합니다. 육양지처의 뜻을 헤아려보면 양효가 왜 6개나 되는지 쉽게 이해가 될 듯 합니다. 사화는 양기가 왕성한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추진력과 강한 성취 욕구가 강한 까닭에, 행정이나 사법 권력을 향한 욕망과 맞닿아있다고 봅니다.

소만(小滿)

소만(小滿)은 24절기의 여덟 번째 절기에 해당합니다. 양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이며,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태양 황경은 60°에 위치하며, 음력으로는 절기상 입하와 같은 4월에 해당합니다.

소만(小滿)은 한자어로 작을소(小), 찰만(滿)을 쓰는데요. 그대로 해석하면 ’작은 것이 가득찬다’  또는 ‘서서히 여름의 기운이 차오른다’ 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사입(四立)인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다음 절기를 교절기라 합니다. 교절기가 되어야 그 계절의 기운을 제대로 체감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예를들어, 
봄은 입춘 다음 절기인 우수, 
여름은 입하 다음 절기인 소만, 
가을은 입추 다음 절기인 처서, 
겨울은 입동 다음 절기인 소설이 되어야 그 계절의 기운을 비로소 선명하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즉, 소만은 계절 중 여름이 강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됩니다. 왜 여름의 시작 절기인 입하가 지나 소만이 되어야 비로소 여름을 선명히 체감하게 되는 걸까요? 태양의 복사열이 지구와 지구 표면에 누적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소만에는 겨울에 심었던 보리, 밀, 양파, 마늘 등의 곡식과 채소들이 영글기 시작합니다. 밭농사를 위해 김매기를 하고,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모판을 만드는 등 여러가지 농사일로 동분서주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죠.

역설적으로 이런 푸른 시절인 것 같은 소만이 보릿고개의 마지막 고비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가을에 거둔 곡식과 저장해 둔 먹거리들은 이미 바닥나고, 다음 수확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이때 마침 보리를 거두어 타작하며 어렵사리 하루하루를 연명했으니 이를 ‘보릿고개’라 이르게 된 거죠.

살기 위해서는 산나물이라도 캐어 먹어야 했는데, 소만 무렵에는 하필 씀바귀가 올라올 때라, 선조들은 그 쓰다쓴 씀바귀를 씹으며 굶주름을 이겨내고 고된 농사일을 이어가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생존을 향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소만과 망종에는 가뭄이 겹쳐 더욱 힘든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는 곧 닥쳐올 여름 장마를 앞둔 통과의례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명리를 공부하면서 배우게 되는 극(剋)과 생(生)의 의치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니까요. 모든 만물은 생과 극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극의 과정을 지나야, 비로서 새로운 생의 시기가 찾아옴을 자연이 일깨워주는 듯 합니다.

소만은 성년의 날(5월20일)과 시기가 같습니다. 명리적으로 본다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보릿고개’와 ‘가뭄’이라는 통과의례를 견뎌내며 한층 더 성장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연이 보여주는 이치처럼, 극(剋)의 과정을 지혜롭게 이겨내어 더 단단하고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봅니다.

소만 무렵은 봉선화가 막 피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소녀와 젊은 여인들은 봉선화를 이용해 손톱에 물을 들이곤 했죠. 원하는 빛깔의 봉선화 꽃과 잎을 따서 돌이나 그릇에 담고, 백반을 섞어 찧은 뒤 손톱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 위를 헝겊으로 싸고 실로 단단히 감아 하루 밤 동안 가만히 두면, 손톱에 봉선화의 붉은 빛깔이 곱게 물들게 됩니다. 흔히 첫눈이 내리기 전까지 봉선화 물이 손톱에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나아가 봉선화로 손톱을 물들이는 풍속에는 단순한 멋을 넘어서, 붉은색이 벽사(辟邪)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악귀를 막고 몸을 보호하려는 민간신앙적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소만은 입하와 더불어 사월(巳月)의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주역의 괘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효 6개로 이루어진 중천건 괘로 양기가 충만하여 생동하는 기운이 가득합니다.

사화(巳火)는 물상으로 뱀에 비유됩니다. 뱀은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고,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습니다. 또한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유연성도 지니고 있지요. 이처럼 사화의 기운은 주어진 환경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하고,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유연하게 이를 넘어 나아가려 합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열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화(火)의 오행은 예의를 중시합니다. 따라서 일을 추진할 때에도 논리와 절도를 갖추며, 예의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니게 됩니다.

다만 양기와 화(火)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면 성정이 급해지고 분노가 쉽게 치밀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가 강할 때 그 기운을 잘 다스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사화에는 역마의 기운이 강하므로, 한자리에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기운을 발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망종(芒種)

망종(芒種)은 24절기의 아홉 번째 절기입니다. 양력으로는 6월 6일 무렵으로, 망종일부터 하지 이전까지의 시기가 됩니다.

태양 황경은 75°에 위치하며 음력으로는 절기상 5월에 해당합니다.

망종의 한자 중 망(芒)은 벼,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의 까끄라기를, 종(種)은 씨앗을 의미합니다. 이를 종합하면 망종은 벼나 보리처럼 수염이 있는 곡식의 씨앗을 뿌리기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 됩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는데요. 망종전에 보리를 다 베어야 하는 이유는 망종을 넘기면 바람에 보리가 넘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망종 전에 보리를 미리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겠죠.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옮겨 심기 위하여 기른 벼의 싹)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망종 무렵인 6월 초순에는 보리가 무르익어 수확할 수 읐으니, 자연스레 햇보리를 먹을 수 있다는 뜻이 되는 거죠.  

나아가 망종은 조, 기장, 콩, 옥수수, 고구마 등을 심고 양파, 마늘, 감자를 수확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망종은 보리베기와 모내기가 겹치는 시기인 만큼 매우 바쁩니다. 일년 중 가장 농사일이 바쁜 시기가 언제냐 하면, 바로 망종에서 하지까지죠. 얼마나 바쁜지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을 만큼 쉴 틈이 없어 ‘발등에 오줌싼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망종은 고생스럽고 힘든 농번기이지만, 동시에 험난한 보릿고개로부터 해방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망종과 관련해서는 여러 풍습이 전해 내려옵니다. 그중 하나가 ‘망종보기’인데, 이는 망종이 일찍 드는지 늦게 드는지를 살펴 한 해 농사의 길흉을 점치는 풍습입니다. 음력 4월 안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되어 수확할 수 있지만, 음력 5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 이삭이 늦게 여물어 결국 보리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다고 여겼습니다.

기후와 관련하여 망종날 천둥번개가 치면 특히 전남, 충남, 제주도 지역에서는 그해 농사가 시원치 않고, 불길하다고 까지 여겼습니다. 반대로 날씨가 궂거나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해석했죠. 

‘망종 우박’이라 하여, 망종에 우박이 내리면 풍년의 징조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망종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힌 뒤 이튿날 먹으면 허리병에 좋고, 그해를 병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보리 그을음’이라 하여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잘되어 곡식이 알차게 여물고,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아울러 풋보리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알곡을 모은 뒤, 이를 솥에 볶아 맷돌에 갈고 채로 쳐서 보리가루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가루로 죽을 쑤어 먹으면 여름철 보리밥을 먹고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명리적으로 망종은 오월(午月)이 시작되는 절기로 오(午)는 오행상 화(火)을 의미하여 오화(午火)라 부릅니다. 오화는 뜨거운 여름을 뜻하며, 화기운이 절정에 가까워지면서 결실을 맺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로 봅니다.

오화는 지장간을 보면 병화(丙火), 기토(己土), 정화(丁火)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기토는 사방팔방 흩어지려는 화의 강한 기운을 땅에 붙들어 매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1년 중 오월은 가장 많은 화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풍구

오화는 주역 괘로 천풍구(天風姤)에 해당됩니다. 양기가 꽉 찬 극에 상태에 이르고 나서 아래로부터 음이 하나씩 일어나기 시작하는 형상을 나타냅니다.

오화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화(午火)의 본체는 양화이지만, 쓰임에서는 음화로 작용합니다. 이를 체용론(體用論)이라 하는데요. 지지 오화는 천간의 정화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물로는 말을 상징하는 만큼, 오화는 말의 특성을 그대로 빼닮아 활동성이 극단적으로 강하고 에너지가 폭발적이어서 쉽게 지치기도 합니다. 성격으로는 천진난만하고 쾌활한 경우가 많으며, 도화(桃花)의 기운이 강해 개성과 끼를 발산하는 재주가 두드러집니다. 그 덕분에 방송, 연예계, 강사와 같은 대중 앞에 서는 직업에 잘 어울립니다.

하지(夏至)

하지(夏至)는 24절기의 열 번째 절기로,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해당되는 시기입니다. 양력으로는 6월 22일 무렵이죠. 

하지(夏至)의 한자어는 여름하(夏), 이를 지(至)로 ‘완연한 여름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태양 황경은 90°에 위치하며, 음력으로는 절기상 망종과 같이 5월에 해당됩니다. 태양의 황경이 90°에 위치한다는 것은 황도상 가장 북쪽에 자리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하지점(夏至點)이라고 합니다. 북반구에서는 일 년 중 정오의 태양 고도가 가장 높아 낮 시간이 약 14시간 35분으로 가장 길어 일사 시간과 일사량 또한 가장 많습니다. 이때 북극은 해가 지지 않아 백야가 지속되고, 남극은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를 기점으로 태양은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이 무렵 기온은 점차 상승하여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하지가 지나면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섭니다. 뜨거워진 대기 속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강한 비가 되어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전해집니다.

예부터 농촌에서는 하지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는데요. 현재도 충북 단양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장이 제관이 되어 물이 깊은 웅덩이나 연못을 의미하는 용소(龍沼)에서 기우제를 올리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뿌리채소가 상할 수 있는 까닭에, 미리 수확을 해야 합니다. 3월 중순에 심는 대표적인 작물 중 하나인 감자는 하지 무렵이면 알이 굵고 단단해집니다. 감자는 특히 장마가 오기 전에 수확해야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본격적인 수확이 이루어지죠. 이렇게 수확한 햇감자를 ‘하지감자’라 부릅니다. 강원도에서는 파삭한 햇감자를 쪄서 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 먹는다고 합니다.

남부 지방 농촌에서는 단오를 전후로 시작된 모내기가 하지 이전에 모두 마무리됩니다. 하지가 지나도록 모내기를 끝내지 못하면 한 해 농사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에,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시기에는 서둘러 모내기를 하게 됩니다.

하지는 명리적으로 여름을 상징하는 화(火) 오행의 시기로, 확산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화생토(火生土)의 이치에 따라 화의 기운을 토로 흐르게 하기 위해, 화의 쓴맛과 토의 단맛을 균형 있게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하지 무렵의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쓴맛을 지닌 채소와 단맛을 가진 과일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천풍구

오화(午火)에 배속되는 하지는, 주역 괘상으로 5양 1음의 시기인 천풍구(天風姤)에 해당합니다. 음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기는 하나 양이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이는 까닭에, 미약한 음기를 보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화는 신체 중 심장, 그리고 오상(五常)인 인의예지신 중, 예를 상징하는 기운입니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담백하게 먹고, 마음가짐을 차분하게 하며, 일찍 잠드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소서(小署)

소서(小暑)는 24절기 중 열한 번째 절기로, 하지와 대서 사이에 해당되는 시기입니다. 양력으로 7월 6일 또는 7일경 무렵입니다. 

태양 황경은 105°에 위치하며, 음력으로는 절기상 대서와 같이 6월에 해당됩니다. 

음력 6월은 여름의 끝달이라 하여 계하(季夏)라고도 하는데요. 소서와 대서의 두 절기가 여기에 속합니다.

소서는 한자어를 풀면 “작은 더위”라는 뜻이 됩니다. 소서는 더위가 점차 강해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하지가 가장 더울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태양의 복사열이 지구를 본격적으로 데우기 시작하는 소서와 대서에 이르러야 진정한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역으로 보면 겨울의 절기의 소한, 대한과 대비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로, 식물은 무성하게 자라며, 곤충과 동물들의 활동도 활발해집니다. 특히 여름의 정취를 더하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소서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소서는 낮 시간이 여전히 길지만 점차 짧아지는 시점으로, 여름의 정점을 향해 가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서는 장마와 깊은 관련이 있어 습도가 높고 장마전선이 오래 머무는 시기입니다. 이때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범람하거나 논이 침수되는 등 농촌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벼, 옥수수, 콩 등 주요 작물의 생육이 활발해지는 시기로, 적절한 관수가 필수적입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농부들은 물 관리와 병충해 방지에 더욱 신경을 기울입니다. 작물의 성장을 돕기 위해 논밭의 잡초를 제거하고,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또한, 이 무렵에는 감자나 고구마 같은 초기 작품을 수확해 저장하거나 가공하는 작업도 본격화됩니다.

소서는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로,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의례와 생활 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예를 들어, 삼복더위의 시작을 준비하며 보신탕이나 삼계탕 등 여름철 보양식을 먹거나, 열을 내리기 위해 팥빙수, 수박, 참외 등을 먹었죠.

소서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되새기는 때입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생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인간 또한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함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미(未)’를 한자로 풀이하면 가지가 무성하게 자란 나무의 형상으로, 성장이 이미 다한 상태를 뜻합니다. 더 이상 양기가 자라지 않는 대신, 음기가 서서히 자라나고, 양기가 점차 쇠해가며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토(未土)는 물상으로 동물 중 양(羊)을 상징합니다. 양은 온순하지만 화가 나면 들이받는 성질이 있습니다. 양의 특성처럼, 미토 역시 참을성과 끈기가 강하면서도 고집이 센 기질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토는 섬세하고 예민한 성향이 있어, 경우에 따라 다른 간지에 비해 약물이나 외부 자극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힙니다.

천산둔

소서는 주역의 천산둔(天山遯) 괘에 해당합니다. 양효가 아래 4개, 음효가 위로 2개 자리한 형상입니다. 아직은 양의 기운이 강하지만, 음의 세력이 점차 커지는 만큼, 서서히 양의 자리가 물러나야 함을 의미하죠. 소인이 힘을 얻어 점차 위로 올라오니, 군자가 그 기세에 밀려 스스로 물러나는 은둔의 괘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소서는 여름의 절정으로, 화(火)의 기운이 강하게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화는 열정·창의력·활력을 상징하지만, 지나치면 과열·충동·소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명리학에서 화의 기운은 천간의 병화(丙火)와 정화(丁火)로 나뉘는데, 병화는 외부로 드러나는 강렬한 에너지와 빛을, 정화는 내면의 섬세한 열정과 불씨, 열기를 의미합니다.

소서에 태어난 사람은 화(火)의 기운을 타고나 열정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화가 지나치면 조급해지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수(水)의 기운―냉정함과 지혜―으로 조화롭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소서는 화의 기운이 절정에 이르는 때이므로, 과도한 활동보다는 적절한 휴식과 수 기운을 보충하는 생활이 권장됩니다. 예컨대 명리적으로 물가에서의 휴식이나 명상과 같은 활동은 화의 에너지를 가라앉히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서(大暑)

대서(大暑)는 24절기 중 열두 번째 절기로, 소서와 입추 사이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양력으로는 7월 23일 무렵에 해당하며, 태양의 황경은 120°에 위치합니다.

대서는 이름 그대로 ‘큰 더위’를 뜻하는 만큼,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로 여겨집니다. 소위 대서의 더위를 ‘찜통더위’, ‘불볕더위’라 부르는데, 밤에는 열대야 현상으로 잠들기가 어려워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말 그대로 여름의 절정입니다. 새들이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쉬는 모습이 자주 관찰될 정도죠.

이때 기온은 30도 이상으로 치솟는데다, 높은 습도까지 겹쳐 일반 온도보다 체감 온도가 더욱 높습니다. 열대야가 빈번히 이어지고, 때로는 소나기나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장마가 끝난 뒤에는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서는 식물의 생장이 가장 왕성한 시기로, 벼, 옥수수 등 여름 작물들이 활발히 자랍니다. 벼 이삭은 패기 시작하고, 고추, 가지, 오이 등 여름 채소도 수확기에 들어섭니다.

특히 수박, 참외, 복숭아 등 과일도 무르익는 만큼, 이때 수확하는 수박과 참외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단 과일의 경우 한 여름 태양 아래 단맛이 차오르는데요. 비가 자주 오면 맛이 희석되기 때문에, 가뭄 뒤에 제 맛을 낸다고 해서 대서의 수박을 제일로 친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더위로 인해 병충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방제와 잡초 제거가 특히 중요합니다. 또한 비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논에 물을 대는 관개 작업을 하게 됩니다.

아울러 가을 작물을 위한 밭 준비와 파종도 이 무렵부터 시작됩니다. 무더위 속에서 체력 소모가 커지는 만큼, 대서에는 모든 농부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보양식을 통해 건강을 지키며 농사를 이어갔습니다.

대서와 관련된 속담은 대체로 더위와 농사, 그리고 인간의 삶을 반영합니다.

‘대서에 비가 오면 백 가지 근심이 사라진다.’ 라는 속담은 대서에 비가 오면 더위가 누그러지고 농작물에 도움이 되므로 근심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대서 더위, 소서 추위’라는 속담은 대서는 덥고 소서(7월 초)는 선선해야 농사가 잘 된다는 의미로, 계절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속담입니다. ‘복달임 잘해야 가을이 풍요롭다’라는 속담은 대서 무렵 복날에 몸을 잘 보양해야 건강하게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대서는 무더위가 극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더위를 이기기 위한 다양한 풍속과 풍습이 전해집니다. 삼복더위의 대서는 중복(7월 중순)과 말복(8월 초) 사이에 위치하는 만큼, 삼복더위의 중심에 해당합니다. 이때는 ‘복달임’이라 하여 삼계탕, 장어구이 등 여러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을 챙겼습니다. 

대서를 보내는 동안 더위를 피해 계곡이나 강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대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농촌에서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나무 그늘에서 앉아 쉬며, 위 아래 세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기도 했습니다. 

옛 선인들은 ‘피서(避暑)’라는 표현보다 ‘망서(忘暑)’라는 말을 즐겨 썼다고 합니다. 더위라는 것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위를 느끼지 않는 듯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였죠. 참으로 지혜로운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서에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간단한 의식을 치렀습니다. 이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을 반영합니다. 대서에는 더위로 인해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믿어, 부적을 붙이거나 액운을 쫓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명리학에서 대서는 양기(陽氣)가 극성에 달하는 시기로, 화(火)의 기운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오행 화(火)는 열정, 활동, 생명력, 그리고 변화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화의 기운이 강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은 열정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화가 지나치면 과열, 충동, 또는 소모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어 수(水)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균형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화기운이 강한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은 성향이 활발하고 개방적이며, 사회적 교류와 창의적 활동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위로 인해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생길 수 있으니 절제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등 여름과 관련된 절기 6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조만간, 가을에 해당되는 절기를 다룬 글로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봄에 해당되는 절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들은,
이전에 제가 작성한 아래 글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사주명리의 첫걸음, 초코서당
에디터 이정철이었습니다. 

참고자료
경북매일(https://www.kbmaeil.com), / 오피니언 류대창의 명리인문학
티스토리 / 안녕, 사주명리 ( https://yavares.tistory.com/)
절기서당 : 몸과 우주의 리듬 24절기 이야기 / 김동철, 송혜경(저) 북드라망
명리학 MBTI (마이파이 파트너스) (tgsaju.com)
봉선화 물들이기, 망종, 하지 外-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
네이버 블로그 / 대유학당 갑시다 (https://blog.naver.com/daeyoudang)
사진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 5.5 million+ Stunning Free Images to Use Anywhere – Pixabay  )

초코서당 사주명리학 VOD 수강
→ https://chocosd.liveklass.com/
 
초코서당 수강후기 모음
→ https://wany26.tistory.co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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